예수께서 성령으로 가득하여 요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그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셔서,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시험을 받으셨다.
말씀 묵상
예수님을 광야로 인도한 성령은 요단 강에서 예수님 위에 임한 성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독을 위해서나 명상을 위해서 광야로 가신 것이 아닙니다. 고대 사람들은 광야를 마귀가 살기 좋아하는 장소로 여겼습니다. 바로 그 마귀를 만나기 위해서 예수님은 광야로 가셨습니다. 예수님의 길은 밝고 선한 길이 아니라 어둠의 나라 경계에 걸친 길이요, 결국에는 그 나라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그분의 길은 처음부터 마귀와 대결하고 논쟁하는 길이었으며, 시험을 받지 않도록 기도해야 하는 우리와는 달리 그분은 그러실 수 없습니다.
세 가지 시험에서 등장하는 마귀는 하나님을 거부하지 않으며 도덕적 차원, 심지어는 법적 차원에서의 범죄나 타락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세 가지 시험의 본질은 요단 강에서 걷기 시작하신 그 길, 곧 회개하는 탕자의 길을 충실히 걷지 말라는 충고였을 뿐입니다. 십자가를 질 수밖에 없는 그 길을 가지 말라는 요구였습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다면 그 어떤 범죄나 타락보다도 더 악한 일을 하신 것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악의 총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순종하셨기에 세계는 하나님께 더 이상 저항할 수 없게 되었으며, 그분이 회개하셨기에 파괴가 저지되어 모든 인간이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순종과 회개가 우리를 모두 살렸습니다.
말씀 거둠
주님의 길은 평탄하지 않습니다. 어둠의 경계로부터 그 한복판을 향한 길이며, 그럼에도 늘 하늘을 응시하는 길입니다. 그분의 순종으로 우리가 모두 살게 되었습니다.
거둠 기도
주님, 우리가 당신을 따르기에 어둠이 우리에게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예리하게 어둠을 직시하며 그 길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우리에게 주세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