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음성을 갈망하는 자녀들을 사랑하셔서 당신의 말씀을 주신 하나님, 제가 당신의 말씀 앞에 서서 당신의 뜻을 헤아리고자 합니다. 제가 겸손히 당신의 말씀을 청종하게 해 주세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성경 본문 | 창 1:1-2a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
말씀 묵상
🚨성서에 분명히 등장하기는 하지만, 공허(Nichtigkeit)의 의미가 낯설게 다가올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없음' 혹은 '무의미' 정도로 이해하며 읽어 나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하지만 공허는 하나님의 피조물이 아니며 하나님도 아닙니다. 또한 공허는 하나님과 피조물이 존재하듯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공허를 진지하게 여기시며 유념하십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공허를 감당하시며 공허를 정복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공허에 개입하신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공허를 무의미한 것으로 생각하거나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공허를 허락하셨고, 우리는 공허가 자신의 방식으로 혹은 제3의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따라서 공허를 무시하거나 약화하는 모든 이론은 그리스도교적이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불합리적이고 모순되기에 설명할 수 없지만, 바로 그 불합리함과 모순이 곧 공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조물은 피조물이지 하나님이 아닙니다. 따라서 피조물은 그 자체로서 공허하거나 공허가 아닙니다. 또한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며 피조물이 아닙니다. 따라서 하나님 안에는 공허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정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공허하지 않으시고 충만하십니다. 그리고 피조물 역시 공허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의 충만하심에 속해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은 그렇게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을 가지며 자신만의 양식과 본질, 실존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가 마주하는 우리 안의 불순한 것들도 우리 안에, 그리고 하나님께 속해 있기 때문에 그것은 공허가 아니며 하나님의 적극적인 의지와 선택에 포함됩니다. 달리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과 문제도 포괄하고 계시며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습니다. 창조의 음지는 공허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창조의 음지는 하나님의 크신 뜻 아래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용
우리 안에 있는 연약함도 하나님의 뜻과 의지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침 기도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내가 마주하는 그 어떤 상황들과 문제들도 하나님 밖에 있지 않다는 것을 되새깁니다. 하나님의 완전하시고 선하신 뜻을 신뢰하며 나를 돌보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더욱 더 신뢰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