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뜻펴기
만물의 시작에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의지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선언은 그 밖에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피조물을 원하셨고, 자신의 바람대로 피조물을 창조하셨으며,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만드신 것을 기뻐하셨습니다. 이것이 시초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의 시작뿐만 아니라 만물의 시작이, 그리고 모든 현재와 미래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지와 성취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만물이 하나님에 의해 조화롭게 형성되었음을 고백해야 합니다.
이 세계 안에서 하늘과 땅이 나누어졌습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은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깊이 속해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의 모형을 나타냅니다. 하늘은 땅에 있고 땅은 아래에 있습니다. 하늘은 볼 수 없고 땅은 볼 수 있습니다. 하늘은 높고 낯선 영역이며 땅은 사람과 친숙합니다. 하늘과 땅 모두 하나님께서 선택하시고 원하시고 제정하신 피조물로서, 하나님의 의지 아래에서 하나님의 은혜 안에 맡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두 가지는 다른 운명으로부터 벗어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의지와 성취와 더불어 시간이 시작되었고,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질서정연한 세계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의도에 중립적이거나 저항하던 모든 것은 뒤로 지나갔습니다. 혼돈은 하나님의 의지와 성취로 말미암아 현재와 미래의 모든 존재에서 배제되었습니다. 혼돈이 그 자체로 존재했던 것도 아니고, 그 자체로 신적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혼돈을 그렇게 규정하는 순간 혼돈을 하나의 실재로 받아 들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혼돈은 그 자체에서 존재의 근원을 가지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배제로 인하여 신적이지 않은 것이 되었습니다. 이는 아주 중요한 점을 함의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결정과 행동에 따라서 존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존재의 유일한 가능성은 하나님의 의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혼돈을 물리치셨으며 자신에 대해서 중립적이거나 저항할 수 있는 피조물의 모든 가능성을 떨어내셨습니다. 곧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세계를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도록, 그리고 자기 자신과 평화를 누리도록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계획과 세계에 따라서 세계를 자신의 행위와 의지의 무대와 도구로, 자신의 기쁨의 대상이자 자신의 기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