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영원을 추구하도록 이끈다면, 기도는 영원을 발견합니다. 사실 기도란 무엇인가 하거나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삶, 또는 어떤 상태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고민하는 모든 것의 시작이자, 과정이자, 끝입니다. 사회적 자아는 오직 사회와 만남으로써 발달합니다. 꼭 그처럼 영적 자아는 오직 영적 세계를 만남으로써만 발달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소박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강렬한 이 만남은 우리 내면의 기질과 생각, 우리의 충동과 우리가 가진 꿈을 영적 세계로 열어젖힙니다. 이 만남이야말로 넓은 의미에서 기도의 본질입니다. 기도란, 사랑 또는 그분께 굴복한다는 '하나의 행동'에 다름 아닙니다. 기도함으로써 순수한 관조에 이르고자 하는 이들은, 기도에서 자신이 무엇을 간구해야 할지를 또렷이 아는 사람들만큼 드뭅니다. 기도는 풍요롭고도 다양한 인간의 반응과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가 진정한 우리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계의 문을 엽니다. 그 문으로 내가 진정한 나로 사는 데 필요해 보이는 아주 다양한 요구들이 다가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나는 이 다양한 요구들 하나하나에 반응합니다. 그 세계에서 우리의 자아는 자신이 특별히 필요로 하는 것과 자신이 지닌 고유의 소질과 열망이 영원한 진리에 대해 자신이 이해하는 바와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인간이 실재에 대해 이해한 바와 인간 내면에 있는 요소들이 만날 때 우리는 외로이 예배하기보다는 끝없이 회개하게 됩니다. 그저 마냥 의존하기보다는 기쁨과 평화와 힘으로 가득 찹니다. 외로운 황홀함으로 휩싸이지 않으며 신비로운 어둠 아래 머무릅니다. 사랑으로 이 모두를 엮어야 합니다. 이 세계에서 때때로 영혼은 넓은 들판을 방황하기도 하고, 때로는 숨을 죽인 채 무언가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하고, 심오한 진리를 접할 때도 있습니다. 아주 부유해지기도 하고, 몹시 가난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빛과 어둠을 경험합니다. 플로티노스는 말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과의 합일로 곧장 돌입함으로써가 아닌, 지고하신 그분 자신이 보여주신 것처럼 그분의 충만함과 흘러넘침을 표현함으로써 그분의 권능을 알린다."
사랑은 저 본능적이며 따스한 헌신을 가리키는 행위입니다. 기도는 영적인 세계와의 일치를 추구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기도와 사랑으로 우리 안에 있는 모든 능력들이 영원을 찾고 발견하기 위해 합쳐지고 전환됩니다. 이 힘겨운 사랑에 완전히 복종함으로써,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고 사심 없이 행동함으로써, 쉽고 편리한 것을 마다함으로써, 즉 힘들더라도 가장 높은 수준의 삶을 살아냄으로써 인간은 자신이 지닌 삶의 깊이와 마주하게 되고, 이렇게하여 영적인 삶으로 들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