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과 불의, 비참함이 존재하는 이 세계에서, 우리의 근원에 있는 궁극적 실재가 조화롭고 무한한 사랑이라고, 평화의 영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믿음을 뒷받침해 줄 증거를 찾을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창조 세계가 잔인함과 죄로 손상되고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을 찬미할 수 있을까요?
악의 문제는 모든 현실 종교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회피한다고 될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가 그 문제에 비장의 답안을 가지고 있는 척하는 것도 별 소용은 없습니다. 저는 휴겔 남작이 말했듯이 악과 고통의 문제는 인간 정신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 너머에 있는 신비라고 말하려 합니다. 그리스도교 영성은 악과 고통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악과 고통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세계가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알듯이 이 세계는 복음서가 말하는 사랑의 하나님께서 만드신 작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보다, 이 세계는 멋진 재료와 자유를 도구로 받았으면서, 그 자유를 잘 사용하지 않는, 이기적이고 버릇없는 아이의 작품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진실, 선, 완전함을 향한 끊임없는 싸움, 탐욕, 불의와 이기적인 욕망, 그리고 그 결과들로부터 세계를 구하려는 싸움을 봅니다. 저 싸움에 자기를 헌신한 사람들은, 생명을 북돋고, 의지에 힘을 불어넣으며, 인격을 완성시키며 자신들을 떠받치는 영적인 힘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점점 더 하나님께서 행사하시는 힘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알 수 없게 만드는 저 명백한 잔악함과 불의와 삶의 허망함이 실제로 존재하듯이, 하나님의 힘과 선한 싸움, 그리고 그 싸움에 헌신하는 선한 사람들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온화함과 순수함, 자기희생과 거룩함, 사랑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참으로 존재하시고, 그것들이 참된 실재이신 하나님의 속성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것들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