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내면을 돌보는 삶은 우리를 빚어내는 힘, 모든 차원에서 일어나는 그분의 창조에 점점 더 예민해지는 삶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단 한 번 있었던 사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창조란 늘 우리 주변에 있는, 작지만 그분의 손길이 닿는 사건들에서 일어납니다. 우리의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영혼을 그분께서는 세심한 손길로 하나하나 돌보십니다. 진정한 예술가는 대성당 벽에 프레스코화를 그릴 때나 작은 정사각형을 그릴 때나 같은 시간과 정성을 쏟습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아름다움은 거대한 우주의 휘황찬란한 에너지가 아니라, 친근하고도 자비로운 사랑에 고개 숙일 줄 아는 초월적인 힘에서 나타납니다. 하나님께서는 진지하고도 꾸준하게, 때로는 고통스럽게, 때로는 부드럽게 우리의 작고 모자란 영혼을 보살피십니다.
우리는 이른바 실용적인 것이라 불리는 것들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분주하게 움직이기만 합니다. 우리 상황을 감싸고 있는 저 신비로운 진리를 깨닫기 위해 좀처럼 멈추어 서지 않습니다. 진정한 문제에 대해 우리는 아주 미미하게 알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날의 지식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우리 삶의 깊이를 완전히 간과하고 있고, 우리 역시 이를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이를 결코 간과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이 지닌 심오한 신비를 느끼라고, 하나님께 진지하게 다가가라고, 외경심을 가지라고 끊임없이 가르치셨습니다. 우리가 삶에서 위기를 겪을 때, 근심과 충격에 빠져있을 때, 희생해야 할 때,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마치 삶의 지평에 번쩍이는 섬광처럼 갑작스럽게 들어오십니다. 우리를 어루만져 주십니다. 우리 삶에 당신의 빛을 드리우십니다. 그리스도의 모든 가르침은 우리 존재가 깊은 신비를 지녔으면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가장 사소한 것에서 우주적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에서 하나님만이 우선하며 항상 계시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들판의 백합에서 끔찍한 역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이해하시고,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모든 어둠과 불안을 감싸 안으십니다. 그리스도는 그 모든 것들을 포함하면서도 그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창조 행위, 단 하나의 실재, 하나의 생명, 끊임없이 일하시고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사랑을 보이십니다. 우리가 조용히 기도할 때, 때로는 어떤 상황 속에서 행동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통해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가 삶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은, 결국은 숨어 있는 듯 하지만, 우리를 이끌고 가시는 하나님의 저 창조 행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