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는 어지간한 일에는 좀처럼 상세히 조언하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묵상하고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에 대해서는 자세한 지침을 주셨습니다. 바르게 묵상하고 조용히 물러가 자기를 성찰하는 것은 진정한 기도와 하나님과 참된 일치를 이루기 위한 핵심 조건입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 골방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문을 닫아라."(마 6:6)
"문을 닫아라." 저 두 마디를 하시고, 저는 주님께서 미소를 지으셨을 거라 짐작합니다. 저 두 단어는 우리가 노력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규정해줍니다. 어떤 사람은 조용한 곳에서 틀어박혀서는 요란한 시간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건 피정이 아닙니다! 진정한 피정과 주말종교행사의 결정적 차이는 문을 닫는 것에 있습니다.
"문을 닫아라." 이를 실천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문을 닫으며 살짝 틈을 남겨둡니다. 그 틈으로 바깥 세계의 소음이 들어옵니다. 그 탓에 일상에서 일어나는 걱정거리, 관심, 갈등, 기쁨과 슬픔이 떠오릅니다.
그리스도는 단호하게 문을 닫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모든 것들에게서 완전히 벽을 치고 하나님과 단 둘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주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다른 소리들이 섞여 들어오도록 내버려 둔다면 우리는 그 음성을 들을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 일상은 그렇게 완벽하게 외부와 차단되지 않으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삶의 일정 부분은 그렇게 되어야만 합니다. 자기 내면의 성소로 들어가기 위해 골방으로 들어가면서, 신문, 후원 중인 단체의 보고서, 결혼앨범, 편지 뭉치들까지 움켜쥐고 들어가서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문 밖에 내버려 두어야만 합니다.
요지는 오직 하나님,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만을 찾는 것입니다. 그 목적은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하거나 자기를 찾는 여행 따위가 아니라 그분과의 일치, 즉 그분의 생명과 사랑을 새로이 만남으로써 우리의 상처가 나을 수 있도록 그분 안에서 자신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보다 견실하게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