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든지 주기적인 점검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양한 요소가 성패에 관여하는 일을 처리해 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압니다. 사업을 하든, 어떤 기관에서 일하든, 항해를 하든, 공부를 하든, 심지어 집안일을 하든 더러는 멈춰야 합니다. 멈추어 서서, 우리가 가진 자원과 도구를 점검하고, 필요한 것들을 제자리에 정리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통조림 따개 없이 통조림을 딸 수 없고, 빈 병을 마실 수는 없습니다. 뭐라고 쓰여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품라벨이나,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은 쓸모가 없습니다.
영적인 삶, 그리스도인의 영성생활은 하느님과 은밀히 서신을 주고받는 일과 같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이는 굉장한 일입니다. 성 베르나르두스는 영적인 삶을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 영적인 삶은 삶에 더해진 덤이 아니라 생명력과 힘의 원천이자 정수입니다.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영적인 삶을 장대한 여정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는 때때로 찾아오는 험한 길을 건너 짓궂은 날씨를 뚫고 '이 세계에서 장차 다가올 세계로' 조금씩 전진해나갑니다.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느냐에 따라 여정의 성패가 갈립니다.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있는지, 상태는 어떤지, 각각의 실제 용도를 숙지하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현대 사회는 평안함을 열망하며 즉각적으로 결과를 내라고 우리를 재촉합니다. 우리가 가진 것들의 특징과 수준을 점검하고, 가는 방향이 지도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멈추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우리는 멈춤을 너무 쉽게 생각한 나머지 이를 간과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멈추지 않은 채 나아가기만 한다면 우리는 이내 길을 잃고 식량도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비참한 지경에 빠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완전히 길을 잃은 굶주린 영혼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