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이 뭐죠?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역법(曆法, Calendar)은 양력이나 태양력이라 불리는 그레고리력을 사용하는데, 그레고리력에서 한 해의 시작은 1월 1일이에요. 그러나 교회력에서의 한 해의 시작은 대림절 첫째 주일로부터 시작된답니다. (사실 동방교회에서는 부활절을 교회력의 시작으로 삼았어요. 그러나 서방교회에서는 8세기 이래로 대림절을 교회력의 시작으로 정했답니다.) 대림절은 이미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절기예요. 그러니까 교회력에서의 한 해의 시작은 시작과 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면서 시작되는 거예요.
"교회 공동체의 시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첫 번째 임하심과 두 번째 오심 사이의 시간이다.
공동체는 그의 첫 번째 오심과 그의 부활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임하심 사이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교회의 시간은 이 둘 사이의 시간이다." - 칼 바르트(Karl Barth)
흔히 대림절이 성탄절을 기다리는 절기이기 때문에 무언가 감상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대림절에는 매우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어요. 바로 대림절은 하나님의 임재를 간절히 구하는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준비하는 기간이에요. 그 의미에 걸맞게 대림절은 주현절에 받을 세례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여겨졌는데요. 세례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림절에 금식하며 세례를 준비했어요. 부활절을 준비하기 위해 사순절이 필요했던 것처럼 성탄절을 준비하기 위해서 대림절이 필요했던 거예요.
대림절을 뜻하는 Advent는 두 개의 라틴어 ad와 venire로 이루어져 '오다'를 의미하는 말이에요. 사실 이 단어는 로마 제국에서 황제가 도시에 방문할 때 그 방문을 'His Advent'라고 말한 데에서 비롯되었어요.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하며 이 말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게 된 거예요. 그 당시 사람들은 서로에게 "maranatha"라고 신앙을 고백하며 인사해 왔는데요. 사실 이 말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말로 번역할 수 있어요.
maran atha = "Our Lord has come."(과거에 이미 이루어진 시간을 표현하는 완료형)
marana tha = "Come, our Lord!"(미래에 일어날 사건에 대한 명령형)
maranatha에 대한 두 가지 해석은 대림절 신앙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교회력이 종말을 생각하면 시작한다는 것과 그리고 대림절 안에서 역사의 시작과 끝이 만나고 있다는 것을 이 인사말은 보여주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