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를 지은 저자는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마다 알맞은 때가 있다."(전 3:1, 새번역)고 말했어요. 뒤이어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이 제때에 알맞게 일어나도록 만드셨으며, 사람들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을 주셨다고 말했어요. 미국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LA에 도착하면서 조금씩 이번 여행 전체를 돌아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LA에서의 여행은 LA 자체를 즐기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이번 여행 전체를 거두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은 저라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2 LA에 가면 1
경악하실 수도 있는데요. 미국여행에서 제가 계획한 건 딱 하나밖에 없었어요. "LA에 가서 IN-N-OUT 햄버거를 먹는다." 랜드마크를 포함해서 그 어떤 장소도 미리 정한 곳이 아니었어요. 다 하루 전이나 당일에 정해서 간 곳들이에요. 제가 그만큼 P이지만 동시에 제가 그만큼 햄버거를 사랑해요.
그래서! 드디어! 먹었습니다! 무려 히든메뉴인 애니멀 스타일(Animal Style)로요! 재료의 맛을 중시하는 미국식 버거 특유의 맛과 촉촉하고 바삭바삭한 패티가 정말 일품이었어요.
그리고 나서는 게티 센터(Getty Center)에 갔어요. 게티 센터는 '게티'라는 사람이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서,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들을 무료로 전시하는 곳이에요. 뉴욕에서 꽤나 알려진 명소인데요. 르누아르나 마네, 빈센트 반 고흐나 세잔의 덜 알려진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게티 센터에 전시된 작품들은 그들의 유명한 작품과는 다른 매력이 있기도 했지만, 그 그림들을 통해서 그들이 작품을 그리는 방식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새로웠어요. 완전 유명한 작품들만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게티 센터의 콜렉션이 조금 아쉬우실 수도 있어요. 그래도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이렇게 날씨가 정말 좋았았거든요!
#3 예술적인 것은 무엇인가
게티 센터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한 게 있어요. "무언가를 예술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에요. 그리고 저는 게티 센터에 있는 작품들을 보면서 한 가지 결론을 내렸어요. 예술가들이란 일상적인 소재들을 달리 볼 줄 아는 사람들이며, 그 소재들의 디테일들을 아주 세심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이라고요. 그들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소재들조차 쉽게 지나치지 않아요. 그리고 그 소재들이 가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세심한 필치로 그려내요. 저는 이 두 가지가 예술과 예술 아닌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라 생각해요.
동시에 우리에 대해서도 생각했어요. 예술을 예술답게 만드는 것들이 동시에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 답게 만드는 힘인 것 같아요. 타자 안에 감추어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들, 그리고 매사의 작은 일 하나 소홀이 여기지 않으며 세심하게 다루는 사람들이 우리 아닌가요? 그래서 타자와 세계의 얼굴을 보면서 "예술이다. 정말."하고 감탄하며 그 안에 새겨진 하나님의 형상을 밝히 드러내는 사람들이 우리인 것 같아요. 오늘은 당연하게 여겨졌던 무언가를 오래오래 관찰해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단순히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지는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다른 이들에게 표현하면 어딸까요? "이거 완전 예술이잖아!"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