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하면 생각나는 게 뭐가 있으신가요? 아마도 자유의 여신상을 꼽으시는 분이 많이 계실 거예요. 그래서 저 오늘 자유의 여신상 가려고 예약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기술적인 문제로 예약이 안 됐다고 해서 다시 한 번 예약을 했는데, 또 다시 같은 문제로 예약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뒤이어 메일이 하나 왔는데요. 영어로 이름을 보내 달라고 해서 보내니까 (제가 답장이 조금 늦었는데) 답장이 늦어서 안 된다고 다시 신청하라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이 모든 일들은 밥 먹으러, 그리고 커피 마시러 가는 길에 일어난 일이에요. 그런데 그 동선에 타임스퀘어랑 록펠러 센터(나홀로집에 2에서 마지막에 엄마랑 케빈이랑 만나는 장소)가 있어서 둘 다 들렀어요.
그렇게 자유의 여신상 예약에 문제가 생기고, 타임스퀘어나 록펠러 센터에 가서 봐도 큰 감흥이 없어서, 잘 생각해보니까, 소위 말하는 '뉴욕의 랜드마크'들을 가는 게 뭐가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뉴욕 현대미술관(MOMA)로 향했어요. 그 선택은 최고의 선택이었고요. 1,880년부터 현대에 이르는 작품들을 폐장시간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어요. 평소에도 국립현대미술관(MMCA)에서 예술 작품 보면서 글쓰는 일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작품 자체에 대한 감상뿐만 아니라 미래의 직업, 제가 하는 작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도 정말 많이 얻게 되었어요. 역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해요. 유명한 장소 방문이나 활동이 아니라요.
성서는 주님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선언해요. 여기에서 말하는 진리는 다층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를 속박하는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기도 해요. 그렇기에 주님과의 만남은 '응당 -해야 한다'는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기도 해요.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자기 자신이 되라는 부르심을 주셨어요. 남들이 좋아하는 걸 그대로 답습해서 좋아하거나, 남들의 시선으로 자기다움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 심지어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너는 너 자신이 되어라"하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가장 우리다울 때 우리를 통해서 영광 받으세요.
#2 사랑의 가시화
최근에 어떤 추상적인 개념을 가시화 하는 작업에 관심이 있었어요. 위와 같은 작품처럼 말이에요. 어떤 통계를 지도에 반복해서 표시하면 그 표시는 어떤 형상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통계를 기하학적인 방식으로 가시화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이 작품을 보면서 '사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가시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 상대방에 대해 가진 감정들을 색 종류 별로 정리해서 시간대별로 표시하면, 색의 종류에 따라 그 사람의 마음을 가늠해 볼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의 삶이 어떤 형태로 다른 이들에게 전해질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우리의 정신은 어떤 몸을 입고 있을까요?
신앙에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발칙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어요. 신학적 개념과 예술의 만남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숭고함을 형상화 해 보는 작업이 즐거울 것 같기도 할 것 같고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N이니까 그런 생각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우리들의 삶도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그렇게 가시화 된 형태로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될텐데, 여러분의 삶은 무엇을 가시화하고 있나요? 성서의 표현을 빌어 말하자면, 여러분의 삶에서 드러나고 있는 열매는 무엇이 있나요?
#3 유난히 피곤한 날
지금은 새벽 1시 55분이에요. 친구네 가족이랑 와인 한 잔 하면서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요. 예상치 못하게 너무 좋은 저녁시간을 보냈는데, 꼭 그만큼 떼오 콘텐츠 준비를 늦게 시작한 탓에 아직 못 자고 있어요. 게다가 위의 내용들이 그렇게 길게 쓸 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오늘 콘텐츠는 유난히 작성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거든요. 보통 세 그룹으로 구분해서 묵상할 만한 내용을 전달해 왔는데요. 농도가 너무 짙은 거름이 오히려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처럼, 적당히 느슨해서 적당히 유익을 얻을 수 있는 분량은 이 정도로 충분한 것 같아요. 내일은 또 어떤 배움과 부르심을 마주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