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맘 아시려나 모르겠어요. 구독자들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라는 거요. 자주 메일레터도 늦고, 이번처럼 송도사 개인의 사정에 따라 콘텐츠의 변화가 생기는 근본 없는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해 주셔서 늘 고맙고 송구한 마음이에요. 이번 미국 일정 이후에는 꼭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휴가를 맞아, 푹 쉬면서 재충전하고, 넓은 세상 마주하면서 많이 배우고 올게요. 그리고 그 배움과 쉼이 여러분에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해 볼게요.
#2 바보갓은 나에모습
저는 외국을 꽤 많이 다녀 본 편이에요. 유럽부터 동남아시아까지, 학교 프로그램부터 해외선교로 다녀 왔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단체가 아니라 혼자서,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유 여행으로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어린애도 아니고, 이번 여행 혼자서도 잘 다녀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네. 아니었습니다. 전 바보 멍청이였어요.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탑승수속을 밟고 있는데, 글쎄 캐리어가 제 눈 앞에 있지 뭐예요? 생각해 보니까 탑승수속 밟기 전에 항공사 부스에 가서 따로 짐을 부쳤던 것 같은데, 저는 탑승수속을 하고 나서 짐을 부쳤다고 기억하고 있었지 뭐예요. 그래서 다시 뒤로 돌아 가서 짐을 부치고 왔답니다. 덕분에 제 비행기 티켓에는 빨간 딱지(?)도 붙게 되었는데요. 아주 바보 같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그래도 비행기 잘 타서 지금은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유료 와이파이로 이렇게 떼오 콘텐츠를 보내고 있어요. (그래도 떼오하려고 와이파이 구매했지!)
#3 흔들리며 걷는 길
아직 나이가 많은 건 아니라 좀 부끄럽지만, 이런 게 또 인생의 묘미 아니겠어요? 낯선 상황을 마주하면서 당황스러워 하지만, 헤매고 바장이면서 이내 제 길을 찾고, 그렇게 흔들리면서 더욱 단단한 존재가 되어 가는 것 말이에요. 그렇게 흔들리며 걷는 길이 우리 인생에 대한 거친 요약이라 믿어요. 그래서 이번 미국여행기의 이름을 <흔들리며 걷는 길>이라고 지었어요. 아마 전에 읽은 어떤 책의 제목과 같은 이름일 거예요.
<흔들리며 걷는 길>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 줄 책도 세 권 가지고 왔어요. 이해인 수녀님의 추천사를 보고 덜컥 구매한 조이스 럽의 『느긋하게 걸어라』와 김기석 목사님의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한 태도』, 그리고 『일상순례자』예요. 여러분에게 보내 드릴 미국 여행기에서 자주 이 분들의 이야기를 인용해서 전해 드리게 될 거예요. 어떤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떤 배움들이 주어질지 너무 기대가 되네요. 여러분도 그렇죠!? (강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