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기자의 의도를 헤아리며 성서를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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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6.

"성서 기자의 의도를 헤아리며 성서를 읽읍시다!" | <성서 톺아보기> 톺아보기

"성경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서 기록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주름 잡힌' 책의 행간과 어간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장르를 살펴 읽기 | 시 136:1-3

1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2 모든 신들 가운데 가장 크신 하나님께 감사하여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3 모든 주 가운데 가장 크신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시편은 대부분 예배 의식에서 쓰이는 노래의 가사예요. 그러니까 시편의 목적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고백하는 데에 있어요. 이 말은 시편의 목적이 신학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데에 있지 않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신들 가운데 가장 크신 하나님'이라는 2절의 구절을 읽으면서 '신들이 세상 가운데 많이 있고 하나님은 그 중에서 가장 크신 분이시구나'라고 생각하는 건 곤란해요. 신들이 많이 있다는 신학적 사실을 전달하는 데에 목적이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위의 구절은 인도자의 명령과 회중의 응답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인도자가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선포하면, 회중들이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고 응답하는 게 이 구절이 예배에서 사용된 방식이에요. 특히 그 당시에는 신들이 많이 있다고 믿었던 다종교 상황이기 때문에,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신들'이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신들이 많이 있다고 도출하는 건 곤란해요. 즉, 성서를 읽을 때에는 장르를 살펴 보면서 그 성서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우리는 그 성서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며 읽어야 해요.

형식을 살펴 읽기 | 창 1:1-2:3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 3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니, 빛이 생겼다. 4 그 빛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셔서, 5 빛을 낮이라고 하시고, 어둠을 밤이라고 하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하루가 지났다. 6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물 한가운데 창공이 생겨, 물과 물 사이가 갈라져라" 하셨다. 7 하나님이 이처럼 창공을 만드시고서, 물을 창공 아래에 있는 물과 창공 위에 있는 물로 나누시니, 그대로 되었다. 8 하나님이 창공을 하늘이라고 하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튿날이 지났다. 9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하늘 아래에 있는 물은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은 드러나거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고 하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고 하셨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11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여라. 씨를 맺는 식물과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가 그 종류대로 땅 위에서 돋아나게 하여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12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고, 씨를 맺는 식물을 그 종류대로 나게 하고,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그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였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1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사흗날이 지났다. 14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하늘 창공에 빛나는 것들이 생겨서, 낮과 밤을 가르고, 계절과 날과 해를 나타내는 표가 되어라. 15 또 하늘 창공에 있는 빛나는 것들은 땅을 환히 비추어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16 하나님이 두 큰 빛을 만드시고, 둘 가운데서 큰 빛으로는 낮을 다스리게 하시고, 작은 빛으로는 밤을 다스리게 하셨다. 또 별들도 만드셨다. 17 하나님이 빛나는 것들을 하늘 창공에 두시고 땅을 비추게 하시고, 18 낮과 밤을 다스리게 하시며, 빛과 어둠을 가르게 하셨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19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나흗날이 지났다. 20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물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고, 새들은 땅 위 하늘 창공으로 날아다녀라" 하셨다. 21 하나님이 커다란 바다 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는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고, 날개 달린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셨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22 하나님이 이것들에게 복을 베푸시면서 말씀하시기를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닷물에 충만하여라. 새들도 땅 위에서 번성하여라" 하셨다. 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닷샛날이 지났다. 24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어라. 집짐승과 기어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그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25 하나님이 들짐승을 그 종류대로, 집짐승도 그 종류대로, 들에 사는 모든 길짐승도 그 종류대로 만드셨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26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우리의 형상을 따라서,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자. 그리고 그가,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 사는 온갖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7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으니,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베푸셨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 하셨다. 29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온 땅 위에 있는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들이 너희의 먹거리가 될 것이다. 30 또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 위에 사는 모든 것, 곧 생명을 지닌 모든 것에게도 모든 푸른 풀을 먹거리로 준다"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31 하나님이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 1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루셨다. 2 하나님은 하시던 일을 엿샛날까지 다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 3 이렛날에 하나님이 창조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으므로, 하나님은 그 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셨다.

창세기는 창조에 관한 과학적인 정보 전달이나 논리적 증명이 아니에요. 다만 창세기는 창조 자체가 아니라 창조자가 누구인지를 선포하는 종교적 선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창세기 1장 1절부터 2장 3절에 걸쳐 등장하는 창조의 순서는 온 우주가 창조되었던 순서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창조의 순간에 창세기를 기록한 사람은 태어나지도 않았을텐데, 어떻게 그 모든 창조의 과정을 눈으로 지켜 볼 수 있었겠어요. 위의 표는 첫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창조된 것들을 기록한 표인데요. 자세히 보시면 첫째 날부터 셋째 날까지 창조된 것들은 넷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창조된 것들이 거하는 공간이거나 그것들의 비가시적 내용이고요. 넷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창조된 것들은 첫째 날부터 셋째 날까지 창조된 것들을 채우는 것들이거나 그것들의 가시적 형태예요. 위의 표를 세로로 보시면 이와 같은 방식의 형식적인 구조를 볼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창조의 순서가 기록된 의도는 실제로 세계가 창조된 것들을 정확하게 밝히는 데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가 얼마나 조화롭고 아름답게 창조되었는지를 (형식적 아름다움 or 형식적 조화를 통해서) 나타내는 데에 있어요. 즉, 성서를 읽을 때에는 그 성서가 가진 형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형식에 따라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며 읽어야 해요.

배경을 살펴 읽기 | 창 1:1-5

창세기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벨론 포로였을 당시에 기록된 책이에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창세기는 과학적인 책이 아니기 때문에 2절에서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라는 말은 창조 이전의 세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말해 주는 구절이 아니라 바벨론 포로로 사는 그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구절이에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살고 있던 지역은 텔아비브라는 도시였는데요. 텔아비브는 홍수로 인해서 폐허가 되어 농작물을 경작하기 어려운 도시였어요. 그런데 2절 하반절에서는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고 말하고 있어요. '홍수가 지나간 자리'와 '물 위에'라는 구절이 묘하게 겹쳐 보이지 않나요? 맞아요. 물 위에 하나님의 영이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는 말은 의역하자면 홍수가 지나가 폐허가 된 이 텔아비브 위에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신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벨론 포로로 살아가면서도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저버리지 않으며, "하나님은 이 자리에서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위대한 신앙 고백을 드린 거예요. 창세기 1장 1-5절은 바벨론 포로로 살아가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신앙과 그들을 향해 부으시는 하나님의 희망과 은혜를 말하는 구절이에요. 즉, 성서를 읽을 때에는 그 성서가 기록된 배경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배경에 따라서 성서의 메시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생각해 보며 읽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