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모든 말씀은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다. 2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3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지 못한다. 4 너희는 너희가 섬기려고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떠서 우상을 만들지 못한다. 5 너희는 그것들에게 절하거나, 그것들을 섬기지 못한다. 나, 주 너희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그 죄값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삼사 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린다. 6 그러나 나를 사랑하고 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수천 대 자손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푼다. 7 너희는 주 너희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주는 자기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죄 없다고 하지 않는다. 8 안식일을 기억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지켜라. 9 너희는 엿새 동안 모든 일을 힘써 하여라. 10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희 하나님의 안식일이니, 너희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너희나, 너희의 아들이나 딸이나, 너희의 남종이나 여종만이 아니라, 너희 집짐승이나, 너희의 집에 머무르는 나그네라도, 일을 해서는 안 된다. 11 내가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이렛날에는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 주가 안식일을 복 주고,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다.
본문 해설
십계명은 "-을(를) 하지 못한다"는 형식으로 주어져 있기에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그러나 십계명은 '자유로운 삶'이라는 하나님의 보물을 잘 지켜 나가도록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에요. 다른 민족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자연적인 신들에게서 자신들의 생활의 근거를 기대했어요. 이를테면 다산을 위해 비너스를 섬긴다든지, 물질의 복을 위해서 맘몬을 섬긴다든지 하는 방식으로요. 그러나 이스라엘은 오직 자신들의 삶의 근거가 하나님께 있음을 기억해야 해요. 하나님께서 자신이 행하신 일을 2절에 밝히시는 이유는 거기에 있어요.
그런 맥락에서 첫 번째 계명은 2절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해설할 수 있어요. 마틴 루터는 『대교리문답(Der Große Katechismus)』에서 "지금 네 마음을 두고 네가 의지하는 것이 바로 네 하나님이다"이라고 말했는데, 우리가 삶의 근거로서 의지하는 것이 곧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게 맘몬이면 맘몬이고 야훼 하나님이면 야훼 하나님인 거지요.
2계명에서 형상을 만들지 말라고 금지하신 이유는 형상 자체에 대한 지나친 신앙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그리스도교는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하나님, 곧 참된 형상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에(예수님은 '형상'이니까요!), 형상 금지를 곧이 곧대로 따르지는 않아요.(골 1:15 참조) 한 번 짚고 넘어 가고 싶어요. 구약성서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취사선택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조금씩 이해가 가시나요? 그리스도교는 성서-종교가 아니라 예수-종교라는 점을 잘 기억해 주세요.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제정하시고 사람에게 쉼을 허락하신 것은 쉼 역시 하나님의 창조 안에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인간은 끊임 없이 돈 벌이를 하고 무언가를 행해야만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고,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노동이 곧 우리의 구원이라고 믿고 있지만, 우리는 최소 한 주에 하루 쉼으로써 구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거예요. 안식일은 깊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깊고도 놀라운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쉼이 어떻게 구원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믿는 일인지도 날마다 선명해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