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하늘로 팔을 내밀어라. 그러면 손으로 더듬어야 다닐 만큼 짙은 어둠이 이집트 땅을 덮을 것이다." 22 모세가 하늘에다 그의 팔을 내미니, 이집트 온 땅에 사흘 동안 짙은 어둠이 내렸다. 23 사흘 동안 사람들은 서로 볼 수도 없었고, 제자리를 뜰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이 사는 곳에는 어디에나 빛이 있었다. 24 바로가 모세를 불러들여서 말하였다. "너희는 가서 주께 예배하여라. 그러나 너희의 양과 소는 남겨 두고, 너희의 아이들만 데리고 가야 한다." 25 모세가 대답하였다. "임금님도 우리의 주 하나님께 바칠 희생제물과 번제물을 우리에게 더 보태 주셔야 합니다. 26 우리는 우리의 집짐승을 한 마리도 남겨 두지 않고 다 몰고 가겠습니다. 우리는 그것들 가운데서 주 우리의 하나님께 바칠 제물을 택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거기에 다다를 때까지는, 우리가 어떤 것을 바쳐야 할지를 알 수 없습니다." 27 주님께서 바로가 고집을 부리도록 하셨으므로, 바로는 여전히 그들을 내보내지 않았다. 28 바로가 모세에게 소리쳤다. "어서 내 앞에서 썩 물러가거라. 다시는 내 앞에 얼씬도 하지 말아라. 네가 내 앞에 다시 나타나는 날에는 죽을 줄 알아라." 29 모세가 말하였다. "말씀 잘하셨습니다. 나도 다시는 임금님 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본문 해설
어제 신앙 큐레이팅에서 인간이 무언가를 신앙하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해야 하고, 상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 드렸죠?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 볼 아홉 번째 재앙은 그런 면에서 깊은 상징을 담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재앙을 내리시고 바로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내겠다고 했다가 번복하는 게 반복되고 있어요.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애굽에 아홉 번째 재앙인 흑암의 재앙을 내리세요. 성서에 따르면 사람들이 서로를 볼 수가 없어서 제 자리에서 일어날 수조차 없는 어둠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성서는 중요한 말을 덧붙이고 있어요. 이스라엘의 자손들이 거주하는 곳에는 빛이 내리고 있었다고요.
창세기 1장 1-3절을 살펴 보면서 말씀 드렸던 내용 기억하시나요? 하나님께서 첫째 날 창조하신 빛은 태양이 넷째 날에 창조되었기 때문에 물리적인 빛이 아니라고, 오히려 바벨론 포로로 살아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된 삶에 비추어진 희망의 빛이라고 말씀 드렸죠. 창세기 1장에 등장한 그 빛이 오늘의 본문에 등장하는 빛과 같은 단어예요. 애굽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흑암이 짙게 드리웠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하나님의 빛이 드리워져 있었어요. 그리고 이는 엄청난 상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바로 애굽, 즉 이집트가 섬기는 신이 어떤 신인지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이집트의 가장 유명한 신은 태양신인 '라(La)'거든요. 그러니까 아홉 번째 재앙은 깊은 어둠을 통해서 태양신 라는 참 신이 아니라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드리워진 빛을 통해서 하나님만이 참 신이라는 상징을 담고 있어요. "누가 가장 위대하고 참된 신인가? 바로 우리 여호와 하나님이시다!"라고 말하고 있는 거예요.
성서는 이렇듯 다양한 상징으로 여호와 하나님의 높으심과 참됨을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어요. 이처럼 다양한 언어를 헤아리는 우리의 언어가 풍성해진다면 성서를 보다 깊고 풍성하게 읽을 수 있겠죠? 저는 앞으로도 여러분의 풍성한 은혜를 위해서 애써 볼게요. 그래서 여러분의 성서 읽기가 보다 재밌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