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주님께서는,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 차고, 마음에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언제나 악한 것뿐임을 보시고서, 6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 하셨다. 7 주님께서는 탄식하셨다. "내가 창조한 것이지만, 사람을 이 땅 위에서 쓸어 버리겠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땅 위를 기어다니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렇게 하겠다. 그것들을 만든 것이 후회되는구나." 8 그러나 노아만은 주님께 은혜를 입었다.
6:19 살과 피를 지닌 모든 짐승도 수컷과 암컷으로 한 쌍씩 방주로 데리고 들어가서, 너와 함께 살아 남게 하여라. … 7:2 모든 정결한 짐승은 수컷과 암컷으로 일곱 쌍씩, 그리고 부정한 짐승은 수컷과 암컷으로 두 쌍씩, 네가 데리고 가거라. … 7:9 하나님이 노아에게 명하신 대로, 수컷과 암컷 둘씩 노아에게로 와서, 방주로 들어갔다. … 7:15 살과 피를 지닌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이 둘씩 노아에게 와서, 방주로 들어갔다.
본문 해설
오늘은 본문을 편집해서 홍수 이야기를 다뤄 보려고 해요. 홍수 이야기는 사실 성서에만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수많은 고대의 창조 설화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예요. 수메르 신화나 그리스 신화에도 홍수 이야기가 등장해요. 특히 1,872년에 발견된 길가메쉬 서사시의 경우는 창세기의 홍수 이야기와 매우 유사한데, 놀랍게도 길가메쉬 서사시는 창세기보다 약 2,000년이나 먼저 기록되었답니다. 창세기와 길가메쉬 서사시 모두 홍수의 원인을 사람들의 죄 때문이라 보고 방주의 구체적인 설정이 일치하며, 홍수 이후에 새를 날려 보내서 땅을 발견한 내용이나 그 새가 어떤 새였는지가 같다는 점을 볼 수 있어요. 그 당시 다양한 문화권의 신화들은 이렇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어요.
성서가 다른 창조 설화들과 구분되는 내용도 있어요. 대부분의 창조 설화에서 신은 태초의 괴물들과의 전투와 승리를 통해서 자신이 신이라는 것을 입증해요. 그러나 창세기는 하나님이 하나님이심을 증명할 어떤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 모든 괴물들이나 바다 생물들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이라고 선포해요. 또한, 다른 창조 설화들은 해와 달을 신격화해서 섬기기도 했어요. 해를 뜻하는 히브리어 셰메쉬(shemesh)는 메소포타미아 태양신의 이름이기도 하고요. 달을 뜻하는 그리스어 셀레네(selene)는 달의 여신을 나타내는 고유명사예요. 그리고 오늘 나눈 홍수 이야기의 결론도 달라요. 창세기는 사람이 그토록 악하고 고칠 수 없을 만큼 타락했다고 하더라도, 법이 아니라 은혜가 다스리며 하나님의 한결 같은 사랑은 그들을 향하고 있다고 선언해요.
지난 번에 창세기는 최소 3명의 기자가 있었다는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여기에서도 그 증거를 볼 수 있어요. 6장 19절에서는 수컷과 암컷 한 쌍씩 방주로 데리고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7장 2절에서는 정결한 짐승의 경우 수컷과 암컷 일곱 쌍씩, 그리고 부정한 짐승은 수컷과 암컷 두 쌍씩 데리고 가라고 말씀하세요. 심지어 9절과 15절에서는 수컷과 암컷 한 쌍씩 데리고 가라고 말씀하시고 계세요. 하나님이 오락가락하신 걸까요? 아니면 여러 기자가 쓴 이야기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류일까요? 하나님은 오락가락하신 분이 아니시니까 이 본문도 창세기가 다양한 이야기를 모아 편집한 책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증거예요.